‘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팬데믹’ 선언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해 해외 대부분의 감염자가 발생한 나라들의 거리가 텅텅 비고 있다. 트럼프 美 대통령과 유럽의 각국 수상이 이미 “10명 이상이 모이는 모임과 모든 집회를 중지하고 외부 외출을 삼가기를 권고한다”고 발표할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모두 서로 간의 안전거리 1m 준수를 외치는 마당에 우리는 몇 달 뒤 벌어질 세계적인 축제 올림픽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이전에도 도쿄 올림픽은 방사능 문제를 덮기에 급급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의 개최는 7월, 당초 3월까지는 한국과 일부 나라에서만 이 코로나 사태가 심각했기에 이것이 도쿄 올림픽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유럽,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서양권 나라 어느 곳에도 대대적인 감염 사례가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 오히려 미국, 유럽 대륙에서 엄청난 숫자의 감염자, 사망자가 나오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비롯해 개최국인 일본, 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선수를 보유한 국가들마저 올림픽의 정상 개최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17일, 드디어 이 문제를 제대로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는 화상회의를 거쳤고, 결국 "IOC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전념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어떠한 극단적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예정된 7월에 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팬데믹 선언으로 각국이 자국민 보호 및 해외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방역 조치에 중점을 가하고 있는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수천 명이 한 나라에 모여, 선수들이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합숙을 하고, 그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올림픽이라는 행사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도쿄는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도시 중의 하나이다. 이런 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올림픽 경기 내용보다 바이러스 관련 뉴스가 더 많을 것이다.
이 상황에 대해 각국의 입장에서 문제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저, 한국인으로서, 일본과 한국의 최근 관계로부터 느껴지는 적대감을 뒤로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현재 아베 정권이 하락하는 지지율 회복과, 취소될 경우 일본이 감당해야 할 어마어마한 손실을 막기 위해 일본 국민들조차 개최를 취소하는 게 낫겠다 하는 올림픽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그 뒤에는 일본회의와 IOC 조직위원회, 후원사들간의 경제적인 손실, 관계성 같은 속 깊은 사정이 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세계 어느 나라든 모임과 접촉을 자제하고, 모두 되도록 적은 사망자로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너무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상황에서 수천 명이 모이는 올림픽의 개최는 겨우 잠잠해져 갈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또 다른 집단감염을 일으킬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 올림픽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선수들에게 개최 취소는 청천벽력일 것이다.
또한, 올림픽은 4년에 한 번 열리기에 수많은 세계의 선수들이 오로지 이 대회 하나만을 바라고 지난 몇 년간, 누군가는 평생에 걸쳐 훈련과 준비를 해온 국제적인 행사이다. 그리고 그만큼 이번 취소가 너무 급작스럽게 결정되거나, 혹은 취소되지 않고 강행했다가 바이러스 등에 감염되어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제간의 화합이나 실력의 증명 역시 모두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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