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뇌부자들, 현실판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 안 봐, 한국 드라마? 더 안 봐, 맨날 연애하는 이야기, 뻔한 이야기

유성연 기자 승인 2020.04.01 09:00 | 최종 수정 2020.04.13 21:37 의견 0

한국 드라마가 K-컬쳐 열풍을 타고 세계적으로 큰 인기라고 해도, 아직도 그런 말은 내 주변에서 종종 들리곤 한다. 누구나 이해하고 편안하게 보기 쉬운 소재와 다양한 즐거움, 문화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는 로맨스가 함께 있는 한국 드라마, 하지만 그렇기에 더 그 뻔한 스토리가 싫다는 사람들 말이다.

신원호 PD님의 드라마라면 반응은 전혀 다르다. 내 주변만 해도 한국 드라마라면 ‘믿고 안 봄‘ 이라는 지인들도 신원호 PD님과 이우정 작가님의 이른바 ’응답하라 1997,1994,1988 시리즈‘는 거의 다 보았을 정도니 말 다했지 않은가? 뻔하지 않은 스토리, 로맨스가 있기는 하지만 절대 그것이 ’주된 이야기‘ 가 아닌 드라마. 가족이 있고, 세대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감성을 다루는 데 탁월하다는 점이 그 인기의 비결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이번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라는 드라마를 시작했을 때 나를 포함해 주변인들의 기대는 매우 높았다. 물론, 분기마다 꼬박꼬박 만들어지는 의학 드라마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전에 방영한 대부분의 의학 드라마는 ‘현실과의 괴리성’ 이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의사가 아닌 내가 봐도 너무 심한 경우가 많았다.

전공의, 전문의들이 높은 힐을 신고, 완벽한 화장과 찰랑거리는 머리를 휘날리며,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 여기까지만 말해도 ‘너도 본 적 있지?’ 라고 말하면 길 가던 사람 대부분이 봤다고 말하지 않을까? 하물며 일반인인 나 같은 사람이 보아도 ‘전혀 내가 보던 의사 선생님들의 생활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 의사들이 의학 드라마를 보면 얼마나 웃길까?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님이기에 약간의 기대를 했다. 그리고 드라마가 방영하기 시작한 후,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 재생 목록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리뷰’ 로 도배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 내가 이 드라마를 무척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많은 리뷰들, 그 중에서도 ‘뇌부자들’ 이라는 채널의 리뷰가 가장 흥미로웠다. 그 이유는 정말 20년 가까이 같은 대학 의대 동기로, 친구로 지내온 네 분이 리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 의사들이 보기에 이 드라마에서 현실과 비슷한 점, 다른 점, 좀 이상한 점 등을 설명해주는 방식이 꽤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아무래도 실제로 의대 입학 시절부터 함께 했던 친구들이기에 서로 인생을 잘 알고 있고, 그렇기에 더 실제 드라마 주인공들이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것 같기도 하다.

대담 중에서 가장 의외였고, 흥미로웠던 것은 의대생들이 실제로 밴드나 연극 등 동아리 활동을 많이 한다는 것, 왠지 의사 선생님들은 동아리도 의학과 관련된 걸 할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굉장히 의외였다. 그리고 연출이나 대본 이외에 드라마 속 배우들이 실제 의사처럼 행동하기 위해 작은 부분까지 굉장히 연습하고 면밀하게 관찰하며 자기 역할을 준비했다는 점도 매우 놀라웠다. 익히 연기력으로는 손에 꼽힐 뛰어난 실력이지만 아무래도 의사 선생님들의 수술 장면이나 생활 모습을 자주 볼 수는 없기에 연기하는 사람들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드라마가 몇 화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끝날 때까지는 매주 이 채널을 찾아볼 것 같다. 내가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했던 장면, 실제로 그런지 알고 싶은 점을 잘 알려주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조금 더 실제 의사들의 이야기까지 곁들여 볼 수 있다면 그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유튜버월드 유성연 기자

 

[저작권자 ⓒ유튜버월드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