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속 게이커플 벚꽃 축제 즐기기

아무것도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이라고 해야할까?

황정식 기자 승인 2019.04.15 22:30 의견 0

올해는 봄비가 생각보다 많이 대차게 내리지 않아서인지 봄꽃을 오래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꽃놀이 하겠다며 멀리 나가지 않아도 주변도로 곳곳에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으레 따뜻한 봄이 오면 한번쯤은 나가고 싶어 하는 봄 벚꽃놀이, 거하게 도시락을 싸서 나가는 꽃놀이가 아니어도 꽃놀이라는 것 자체가 낭만적인 부분을 톡 하고 건드리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유튜브 채널에도 벚꽃 빛이 만발하였다. 영상 썸네일만 보더라도 온통 벚꽃 색깔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를 올려도 배경의 아름다운 벚꽃 흩날리는 장면만 올라오면 누구라도 좋아요 버튼을 눌렀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꽃놀이 계절인 만큼 이번 영상은 벚꽃 영상리뷰를 해봤다. 그런데 내가 본 영상은 평범한 벚꽃만 담고 있지 않다. 조금 특별한 커플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성소수자로서 해외 채널도 아닌 국내 채널에서 동성커플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탓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영상을 보고나서 알아본 강학두 유튜버는 나름 실시간 방송일도 활발하게 하는 유명한 유튜버이다.

우리나라는 방송인 홍석천 같은 실제 대외적인 활동을 하는 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대놓고 드러내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인지 대단히 개방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유튜브 채널에 자신을 ‘게이커플’이라고 표현하면서 당당하게 활동하는 모습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영상은 여느 커플들의 벚꽃놀이 영상과 다를 것이 없었다. 사진을 찍고, 서로 벚꽃이 바람에 휘날릴 때마다 나무 아래 서 보라고 하면서 예쁘게 사진을 찍어주려는 모습이 여느 커플들의 모습처럼 좋아 보일 뿐이었다. 주변에 생각보다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놀라웠고, 더 놀랐던 것은 거의 모든 댓글이 이 커플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또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이라고 해야할까? 어쩌면 성소수자이기에 이런 공개적인 채널이나 SNS 등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만의 편견이었을까?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과, 일상을 즐기고 있다는 것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데 말이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든, 누구와 일상을 보내든, 우리는 각자 서로의 인생을 존중하고 지켜봐주는 것이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시간이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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