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소낙비다육TV “나를 맑게 해주는 향기나는 다육이”

유성연 기자 승인 2021.04.02 01:12 | 최종 수정 2021.06.23 03:42 의견 0

얼마 전, 동네에서 화분 파는 꽃집을 지나치게 되었다. 아무래도 봄에서 여름으로 지나가는 계절이다 보니 꽃을 보기만 해도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것 같았다. 꽃집 앞 수국이 한창 꽃을 만발하며 피우고 있었고, 그 아래에 고추며 딸기, 토마토 등 집에서 한번쯤 키워보고 싶을법한 모종들도 가득가득 놓여져 있었다.

그 모습이 왠지 어릴 적, 시골에서 이맘때쯤이면 이것저것 심는다면서 여러 모종을 사고, 준비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생각나서 한참 모종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다육이들을 발견했다. 다육이는 거의 사시사철 보이는 것이라 평소에는 별로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평소 책상에서 보았던 다육이들과 다른 모양으로 생긴 화분이 많이 있어서 ‘아. 이런 색깔 다육이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많이 키워지고 있는 것을 보면 다육이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유튜브에서 ‘소낙비다육TV’이라는 채널을 발견했을 때, ‘좋아하지만 키우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이 채널은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까지 모르고 있던 다양한 다육이 종류도 알려주고, 특히 화분갈이가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한 뿌리도 상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는지 영상으로 보여주니 따라 하기도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다육식물은 꽃도 피우고, 키우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자라기도 한다. 이 채널을 보고 있으면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새로운 매력에 빠지지 않을까? 나도 어느 때부터인가 꽃을 피우고 있는 다육이와 친구가 되어 취미생활처럼 키우고 있다. 반면 나는 열매나 채소가 열리는 모종은 사지 않는다. 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꽃을 피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고 있고, 토마토나 가지같이 열매가 열릴 때까지의 과정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유튜브 소낙비다육TV의 영상들

우리 엄마는 꽃 화분도 채소도 다육이도 키우신다. 그것도 커다란 베란다를 꽉꽉 채울 만큼, 그것도 모자라 엄마 집 거실에 가면 창문가 작은 공간에도 아주 작은 다육이 화분이 즐비하게 놓여져 있다.

몇 년 전에는, 늘 갈 때마다 화분이 늘어나는 게 너무 신기해서 “엄마 요즘 다육이 수집해?”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엄마의 대답은 놀라웠다. 산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던 화분에서 더 자라난 것을 화분갈이 해 늘린 것이라는 것이었다. 집에 갈 때마다 늘 같은 크기처럼 보였던 다육이들이 번식을 해서 저렇게 많은 화분을 만들만큼 늘어났단 말인가?

다육이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분들에게 다육이는 어떤 탐스러운 열매나 꽃보다 더 사랑스러운, 눈치 채기 어렵지만 분명 자라고 있는 하나의 생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무언가를 키운다면 무럭무럭 자라날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이럴 때 꽃집에 한번 들려보는 것은 어떨까?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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