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개학 연기, 5월 20일에는 과연?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5.14 15:54 의견 0

‘언제 학교가?'

지난 주, 5월 황금연휴가 시작될 때만 해도 우리는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세계에서 손꼽히는 훌륭한 대처로 코로나 19 팬데믹을 이겨내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당연하게 매일 챙겨 보기 시작한 '금일 확진자 수' 수치는 며칠째 0명인 날이 많았고, 거리에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 정말 이제 끝나가는 건가?' 이 답답한 마스크를 벗게 될 날이 목전에 온 것 같은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아져 산으로, 바다로, 제주도로 참 많은 인원이 간만에 휴가다운 휴가를 보낸 것 같다.

그 잠시간의 방심의 대가는 참 크게 돌아왔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20~30대 수천 명의 인원이 집단 확진되면서 다시 처음 확진자가 나왔다는 말을 들었던 지난 겨울로 되돌아간 것 같다. 이번 사태로 인해 타격을 받지 않은 업계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이번 '이태원발 집단 감염'의 가장 큰 피해는 우리 아이들에게로 가는 것 같다. 유래 없는 등교 개학 연기, 우리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곧 개학할거야.'

당초, 지난 겨울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적어도 3월 개학 전까지는 상황이 진정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다. 하지만 신천지와 대구 일대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결국 개학은 연기되었다. 처음에는 일주일만, 그 다음에는 2주일만, 조금씩 '곧 개학할거야.' 라는 생각으로 기다리던 사람들은 5월 13일 4차 개학일이 발표되자 '이번에는 꼭' 이라는 마음이었지만 이제는 '5월 20일에도 어렵지 않을까?' 라는 예측을 조심스레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이태원발 집단 감염의 경우 신천지 때와 달리 정확한 인원과 명단 확보조차 어렵고, 워낙 무증상 감염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에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단언하는 사람이 적다. '기약 없는 재난' 앞에 많은 사람들이 개학과 정상 등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져 누군가는 등원 연기 청원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호소하고, 한 편에서는 장기화된 학습 결손으로 인해 학사 일정은 물론 대입 일정까지 미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철저한 준비 하에 개학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단순히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가는 문제?'

등교를 하지 않는다고 하여 아이들이 마냥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90년대식 학교문화만을 기억하는 '구세대'로 취급될 수 있다. 개학이 연기되고, 2,3차까지 연기되면서 결국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결정한 이후 교사,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차라리 개학하고 싶다고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온라인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는 것은 자기주도학습 습관이 잡혀 있는 극히 일부 상위권 아이들만의 이야기이니 대다수의 학생들은 오히려 번거로워진 인터넷 수강과 각종 학교 시험 대체 과제 등으로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6월 초, 중간고사 등 내신시험을 치룬다는 학교 측의 발표를 바라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불안'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학생부 기록과 내신 성적이 대입의 당락을 결정 짓는 지금의 대입 현실 속에, 고등학생은 물론 고입을 신경 써야 하는 중학생들까지 자칫 개학 연기로 인한 학습결손이 입시 실패로 이어질까 더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단순히 공부를 조금 덜 하는 문제라면 차라리 이렇게까지 신중할 일은 아닐 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유행 속에서도 아이들은 올해에도 정해진 시험을 치르고, 정해진 법에 따라 수시, 정시 일정을 소화해야 하니 문제이다.

‘코로나가 문제지, 얘들 공부 좀 못하는 게 문제냐고?’

글쎄, 그렇게 오랜 시간 대입중심 입시제도로 매해 성적비관 자살 10대가 나오는 나라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코로나가 끝나든, 내년에 다시 시작되든, 학교 시험은 봐야 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도 가야 한다. 지금의 우리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말하겠으나 그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될 때쯤에는 ‘왜 이정도 학력과 능력밖에 없는 거죠?’ ‘아. 제가 학창시절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져서 공부를 잘 못했습니다.’ 그 말에 진심어린 배려와 이해를 할 수 있는 사회인가? 이 와중에 학교 개학 강행이 말이 되냐고 토로하기 전에, 왜 학생과 학부모가 나서서 불안해하는지 그 마음을 되짚어볼 때가 아닐까 한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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