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적인 아동학대 사건, 44cm의 가방에 갇힌 안타까운 아이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6.09 15:30 의견 0

지난 8일, 경남 창녕의 한 편의점 CCTV에는 의붓아버지의 폭행을 피해 도망쳐 나온 A양(9세)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살려 달라며 도망친 아이, 경남 창녕경찰서는 바로 의붓아버지와 친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A양이 학대를 당했던 것은 꽤 오래된 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런 일이 처음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독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쏟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지나 달, 천안에서 9세 어린 이 한 명이 계모에 의해 44cm 폭 정도의 가방에 갇혀 있다가 다발성 장기부전을 일으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계모는 친부의 방치와 폭행을 몇 달 전부터 겪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계모는 자신의 아이들에 비해 턱없이 마른 아이를 평소에도 학대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바로 몇 달 전에도 담배 불로 지진 자국과 폭행의 흔적 때문에 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적이 있었고, 그때 의사가 폭행이 의심된다고 신고를 했지만 아이는 두려움에 부모님과 함께 지내겠다고 했고, 우리나라 법제상 그런 경우 아이와 부모를 격리시킬 방법이 없어 다시 가정으로 돌려 보내졌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충분한 법제와 아이들 보호할 만한 시설 등만 마련이 되어 있었다면 아이가 가방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었다. 이 일로 문 대통령 역시 위기 아동 보호 제도를 점검하고, 우리 사회가 아동을 학대로부터 보호할 실질적인 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특별히 대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복적인 아동 학대 사건, 공교롭게도 재혼으로 인해 구성된 가정에서 둘 다 벌어진 일이었다. 물론, 재혼 가정의 아이들이 이번 일로 인해 잘못된 편견에 휩싸이는 일은 없어야 하지만, 분명한 것은 충분히 아이가, 의료진이, 다른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이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 지고야 말았다는 점이다.

최근 꽤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 건수가 2013년 이후 꾸준하게, 갈수록 빠른 가속도로 증가하여 2018년도 이후 보건복지부에서 집계한 수치만 해도 이미 2만4천 건을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아동학대는 방임이 가장 낮은 비율로, 반대로 정서 학대는 과반수 이상의 비율로 일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비단 신체적인 학대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은 건강한 정신을 가진 아이들을 교육하고 기르는 일에 일부 부모들의 자격 미달 적인 행동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우리가 정말 바른 부모와 자녀 사이가 유지하는 가정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사회적 안전망과 합당한 법제 마련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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