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Lives Matter, 누구의 목숨이 더 소중한가?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6.14 20:33 의견 0

지난 5월 25일, 미국 내에서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여느 미국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인종차별 사건 중 하나로 취급될 수 있었지만, 당시 같은 길거리에 있던 행인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건이 벌어질 때부터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는 순간까지 촬영하고 이것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일파만파 파장이 커지게 되었다.

▲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그의 과거가 어떠했던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채 숨도 못쉬고 8분 동안 목을 눌려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의 잘못이 있으리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아무런 저항이나 폭력적인 위협도 하지 않는 일반 시민이었음에도, 백인 경찰은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그대로 다른 일을 한다. 조지 플로이드는 영상 속에서 계속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치며 자신의 괴로움을 토로했으나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그대로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응급 이송되어 그대로 사망하였다. 중간에 백인 여성을 비롯해 다른 행인들이 그러다가 남자가 죽을 것 같다고 백인 경찰을 말리기도 했으나 경찰은 무릎을 꿇고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조른 자세를 바꾸지 않았고, 이 모든 영상을 본 사람들은 흑인이기에 과잉 진압이 이뤄졌고, 동물만도 못한 취급을 받아 살해당한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경찰은 해당 경찰관을 체포, 고의적 살인으로 징역 40년 형을 받을 수 있는 2급 살인으로 등급을 올려 재판할 것을 발표한다.

▲ 조지 플로이드 사망 영상이 퍼지자 마자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 폭력적으로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쌓인 것이 많았다는 것.

하지만 상황은 멈추지 않고 있다. 벌써 몇 주째,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는 #blacklivesmatter 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글과 사진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나 모델을 비롯한 유명 인사, 국내에서는 헨리나 방탄소년단 역시 이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흑인의 목숨도 다른 인종과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며,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은 마땅히 잘못된 미국 백인사회의 인종차별 범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종차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늘 화두가 되어왔고, 끊임없이 크고 작은 사건의 원인이 되는 것이지만, 이번 사태가 특히 크게 느껴지는 것은 SNS를 비롯해 점점 더 빠르게 정보와 여론을 움직일 줄 알게 된 대중의 강력한 움직임을 초래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 이번 시위의 슬로건인 'black lives matter'는 이번에 처음 나온 단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복되는 인종차별 사건은 미국의 어두운 한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이 말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983년 마이클 스튜어트라는 흑인이 뉴욕 경찰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죽음에 이른 사건이 발단이 되어 생겨난 이 단어는, 이후로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단골 멘트처럼 사용되던 단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후 2012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트레이번 마틴이라는 흑인 남성 역시 자율방범대원 백인 남성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올라오면서 #blacklivesmatter 운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번 사태에 이르러서는 더욱 큰 규모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이번 상황을 특히 주의 깊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 경찰관의 처벌과 인종차별금지를 부르짓는 시위대의 운동이 단지 인스타그램에 #blacklivesmatter 해시태그를 붙이고,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숨을 쉴 수 없다고 소리치는 일에서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위대이기는 하지만 흑인을 주축으로 이뤄진 이번 시위대는 특히 한인마트를 비롯해 아시아인이 경영하거나, 거주하는 지역에서 큰 시위와 폭동, 약탈과 방화까지 벌이고 있다.

▲ 폭력적인 시위와 함께 약탈이 시작되었는데 이것 역시 어떠한 단어로도 정당화 시킬 수 없는 행동이다.

아마 미국 내 거주하는 일부 흑인들 중에 그간 인종차별과 백인, 유색인종 등 자신들이 차별하고자 했던 다른 인종에게 가졌던 적대감을 이번 기회에 표출하고, 더불어 그에 편승한 일부 사람들이 개인적인 약탈과 범죄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미국을 비롯해 해외 거주 중인 한인들에 대한 인종차별 범죄와 폭행, 폭언 사건 등이 벌어지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 와중에 흑인들에 의한 약탈 범죄마저 일어나게 되니, 어찌보면 비슷한 인종차별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인과 흑인임에도 서로 적대시하게 되는 2차 적인 결과마저 불러 일으키게 되는 모양세가 되어버렸다.

▲ 이제 시위의 양상은 평화시위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몇 년전, 국내에서도 개봉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 ’겟 아웃‘부터 ’히든 피겨스‘, ’그린 북‘ 같은 유수의 작품들에서 우리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얼마나 긴 역사와 심각성을 가지고 있는지 겪어왔다. 하지만 그렇게 긴 시간동안 반성과 자성의 목소리를 내었음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건 앞에, 인종차별이란 결국 사라질 수 없는 우리의 또다른 모습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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