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유튜버이자 게임 리뷰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2025년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구독자 144만 명, 10년이 넘는 방송 경력, 그리고 누구보다 활발했던 콘텐츠 활동까지 — 그의 사망 소식은 유튜브 팬덤을 넘어 전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대도서관은 201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 방송 산업의 성장과 함께 ‘게임 방송’이라는 장르를 대중화하며, 디지털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군의 가능성을 입증한 선구자였다. 2015년 윰댕과의 결혼은 크리에이터 커플의 상징적 사건으로 회자됐고, 이후 다양한 장르로 콘텐츠를 확장하며 소통의 폭을 넓혔다. 그가 단순히 ‘게임하는 사람’이 아닌, 창작자이자 기획자로서 보여준 도전 정신은 업계 발전의 촉매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지인의 신고로 발견된 현장에서 경찰은 타살 흔적이나 유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역시 범죄와의 연관성을 배제했다. 공식 사인은 뇌출혈. 평소 심장 통증을 호소했다는 정황이 추가로 전해지며 자연사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불과 며칠 전까지 패션 행사에 참석하는 등 밝은 모습을 보여왔기에, 많은 팬들이 비통함과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례식은 9월 9일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엄수되었고, 전처 윰댕과 가족, 지인들이 함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윰댕은 무분별하게 확산된 루머와 억측에 대한 심경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고인과 남은 사람들을 위해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일부 유튜브 채널과 SNS에서는 그의 죽음을 둘러싼 근거 없는 음모론과 자극적 해석이 퍼졌고, 조회수를 노린 2차 가해성 콘텐츠가 확산되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이는 온라인 공간에서 유명인의 죽음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사회적 반성을 촉발했다.
대도서관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적 비보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윤리와 책임이라는 무거운 질문을 남겼다. 우리는 유명인의 죽음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루머와 클릭 경쟁 속에서 고인의 명예와 유족의 고통은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가. 그의 생전 모습은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가진 열정과 창의성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극심한 노출과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취약성 또한 드러낸다.
그가 남긴 유산은 여전히 크다. 실시간 소통, 게임을 통한 문화 확산, 창작자와 팬 사이의 새로운 관계 모델 — 이 모든 것이 대도서관이 개척한 길 위에서 확장됐다. 그의 죽음은 한국 유튜브 생태계가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과제를 던졌다. 온라인 콘텐츠 소비의 윤리, 창작자의 정신건강 관리, 그리고 사후 명예 보호라는 숙제가 그것이다.
대도서관은 단순한 방송인이 아니었다. 그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한 세대의 문화적 상징이자, 창작자들의 멘토였다. 그의 목소리와 웃음, 게임 화면 속 열정은 사라졌지만, 그가 만들어온 새로운 길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앞길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