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이형 "무조건 그냥 퇴사하면 망해"

조은주 기자 승인 2021.09.28 08:55 | 최종 수정 2021.10.02 20:54 의견 0

얼마 전, 9년 가까이 연락이 두절되었던 친구가 연락이 왔다. 잘 지내냐고 물었지만 너무나 오랜만이었기에 반가움보다는 놀라움이 컸다. 그리고 친구들마다 ‘걔 다시 연락왔다며?’ 라는 말이 한 동안 단톡방에 계속 올라왔다.

들어본 즉,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퇴사를 하고, 공무원이 되겠다며 시험에 도전했는데 그것도 실패한 후, 친구들 보기가 민망해서 연락을 끊었다고 했다. 워낙 취업난에 스펙 쌓기도 어렵고, 사회 생활이 어려운 것을 알고 있기에 이해할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들 친구를 위로하며,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생활이 원만하기를 바랬다.

‘회사생활’, ‘사회생활’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막상 내가 퇴사하거나, 취업을 못하거나, 무언가 번듯한 직장을 다니지 못하거나 하면 인생의 낙오자 같이 느껴진다. 친구나 가족들 보기에 민망하고 너무 창피해서 정말 내가 이런 상황이라고 솔직하게 말조차 하기 어려워진다. 아마 내 친구도 그런 이유로 친한 친구들과 연락을 못 하고 혼자 모든 걸 헤쳐 나가는 길을 선택했던 것 아닐까?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 퇴사를 꿈꿔보지 않은 직장인이 있을까? 매주 로또를 사며 ‘이것만 당첨되면 나 정말 관둔다!’ 라는 생각을 하며 또 한 주를 버텨내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끔 TV나 유튜브 채널에 퇴사 후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새로운 도전을 해서 떼돈을 벌고, 유명해진 사람들을 보면 ‘나도 이대로 회사만 다닐 때가 아닌 거 아닐까?’ 라는 고민,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선택지와, 고민과, 내 주변의 성공 혹은 실패 사례를 아무리 찾아봐도 알 수 없는 것은 ‘그래서,, 내가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라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편안하게, 익명이기에 좀 더 솔직하게 자신의 퇴사고민과 경력, 이직 고민, 직장 생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채널을 우연히 발견했다. 채널 제목은 ‘퇴사한 이형’ 이 분 역시 인사담당자로서 회사 근무 경력이 있지만 크리에이터로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하신 듯 하다. 현직 인사 담당자로서 근무해본 경력이 있는 만큼, 너무나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고민 분석이 돋보이는 것 같다.

대학 나오면 취직 될 것 같아서 대학 졸업했는데, 남들이 쌓는다는 어학이며 스펙도 쌓았는데, 왜 내게 맞는 직업, 직장을 찾는 게 어려운 걸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채널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무조건 허황된 꿈을 좇아 퇴사를 하지 말라고 말해주며, 지금 범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실수를 짚어주는 사람이 다들 필요한 것 아닐까 한다. 하지만 친한 사람일수록 그런 것 물어보기 부끄럽고, 민망하고, 힘들다면 이런 채널에 도움을 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기존에 올라온 여러 사연 중에서 내게 도움이 될 만한 사연을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유튜버월드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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