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태어난 아기 수가 16만 8671명을 기록하며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8% 늘어난 이 수치는 '황금돼지띠'의 해였던 2007년(8.2% 증가)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1~8월 출생아 수가 늘어난 것 자체도 2015년 1.3% 증가 이후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역대급 저출생 시대에 단비 같은 '반등'의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생겼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태어난 아기는 2만 867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8월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이며, 작년 7월 이후 출생아 수는 1년 2개월째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 역시 8월에 0.77명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0.02명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통계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출생아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여전히 '역대급 저출생 시대'라는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8월 출생아 수가 최근 3년 중에는 가장 많았지만, 1981년 통계 작성 이래로 전체 기록 중에서는 뒤에서 3등에 불과할 정도로 절대적인 숫자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통계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번 증가세가 저출생 기조의 근본적인 회복을 의미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태어난 아기 중 첫째의 비중(62.9%)은 작년보다 늘어난 반면, 둘째(31.0%)와 셋째 이상(6.0%)의 비중은 모두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출산을 미뤘던 부부들이 첫째 아이를 낳으면서 일시적으로 출생아 수가 증가한 통계적 착시 현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가족 구성원 수를 늘리려는' 근본적인 출산 의지가 회복되었다기보다는, 단지 '미뤄졌던 첫째 아이의 출산 시점'이 앞당겨진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년 만의 가장 큰 증가율이라는 긍정적인 통계적 기록에도 불구하고, 둘째와 셋째 출산이 감소하고 있는 현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사회·경제적 지원책이 여전히 절실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