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의 새 지평을 열었던 쿠팡. 왜 그들은 비난받는가?

쿠팡 소비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 덕평 물류센타 화재

신재철 기자 승인 2021.06.27 09:32 | 최종 수정 2021.06.29 20:52 의견 0

지난 17일,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큰 화재가 발생 되어 축구장 15개 정도의 어마어마한 크기의 물류센터가 며칠 밤낮의 진압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전소된 다음에야 꺼졌다. 덕평 물류센터는 배송에 필요한 박스를 비롯한 부자재를 주로 보관하던 곳으로서 연소되기 쉬운 자재들이 많았던 데다 바람까지 거세 화재 진압이 쉽지 않았다. 그 와중에 생존자를 확인하고자 건물 안으로 들어간 소방대장의 순직 소식이 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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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마가 휩쓸고 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또 쿠팡이야?’ 몇 년 사이에 엄청나게 커진 온라인 쇼핑 시장, 소셜 커머스 기업의 등장, 쿠팡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고 한동안 오프라인을 잠식하던 수많은 대형 마트들을 차례차례 망하게 할 만큼 위세는 등등했다.

그리고 적자만 가득하던 이 기업을 만든 이는 엄청난 부와 함께 로켓 배송, 새벽 배송이라는 새로운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1인자로 인정받았고, 때마침 터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욱 사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쿠팡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급속도로 성장한 기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런 쿠팡은 최근 굵직굵직한 노동 사고와 임금 문제로 언론에 등장했고, 급기야 미국 주식시장 상장이라는 성과를 이뤄냈음에도 미국 기업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만 더 늘어났다. 그리고 이번 덕평 물류센터 화제와 관련해 여러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이제 사람들에게 쿠팡은 ‘로켓배송‘ 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아이콘이 아니라 온갖 문제의 온상지 같은 부정적인 기업의 상징으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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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팡에서 불매운동의 대상으로 추락한 쿠팡

쿠팡을 향한 비난, 편리한 서비스에 감탄하며 찬양하던 이들마저도 돌아서고 있다. 특히 이번 덕평 물류센터 화제로 많은 회원들이 쿠팡을 탈퇴했고, 어플을 삭제하는 사람들이 대폭 늘어나고 말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물류센터 화제로 인해 손실된 자재보다 더 큰 이미지의 추락을 겪어야만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번 화제와 관련해 발화 당시의 물류센터에서 촬영된 CCTV가 공개되면서 불꽃이 일어나 화제로 번지고 있음에도 작동하지 않던 스프링쿨러와, 한눈에 보아도 열악한 근무환경과 그곳에서 근무한 실제 근무자들의 증언까지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이번 화제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그간 여러 건의 쿠팡 근로자 과로사 사건과, 열악한 근무 조건에 대한 보도, 비판, 증언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안 좋은 기업 이미지가 이번 화제로 인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있었던 소송과, 과로사로 사망한 노동자들에 대해 쿠팡은 늘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번 화제가 일어나자마자 책임을 회피하듯 ’전‘의장은 사퇴하며 책임과 비난을 지기를 거부했다.

근로 환경이 너무 열악하여 사고가 일어나기 쉽다는 안전 문제에 대한 책임도 늘 검토하겠다는 말뿐, 실제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화제가 하나의 시발점이 되어, 이제는 쿠팡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실제로 쿠팡을 탈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몇 백 원이 더 저렴하고, 쓰기 편하고, 빨리 배송된다 하더라도 누군가의 희생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누리지는 않겠다는 사용자들, 그들의 생각은 너무나 바르고, 옳은 선택이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지지 않겠다는 기업과 공생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제는 그 변화가 쿠팡을 향하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과연 쿠팡은 지금처럼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당분간 쿠팡의 상승과 하락에 관심을 볼 필요가 있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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