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오래된 에어컨이 사실은 ‘금광’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약 20년 전 LG전자가 한정 판매한 에어컨 로고가 실제 순금으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이 유튜브를 통해 증명되면서, 중고 가전 시장과 커뮤니티가 들썩이고 있다.

◇ “이게 정말 금이에요?”... 유튜버가 직접 확인한 ‘황금 로고’

발단은 금은방을 운영하는 유튜버 ‘링링언니’가 지난 11일 게재한 영상이었다. 영상 속 한 고객은 “에어컨에서 떼어낸 로고”라며 찌그러진 금속 조각을 내밀었다. 고객의 설명에 따르면, 20년 전 에어컨 배송기사가 “이 로고가 금이니 나중에 떼어가면 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반신반의하며 분석을 시작한 유튜버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로고를 녹여 정밀 분석한 결과, 불순물이 섞인 가공 금이 아닌 ‘24K 순금’으로 확인된 것이다.

▲1차 감정 결과: 중량 약 1돈 미만, 지급액 71만 3,000원
▲2차 감정 결과 (온전한 상태): 중량 1.02돈, 분석료 제외 지급액 74만 8,000원

해당 영상은 조회수 110만 회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낚싯줄을 이용해 로고를 깨끗하게 떼어온 또 다른 고객은 버리려던 로고 하나로 현금 75만 원을 손에 쥐며 ‘로또’급 횡재의 주인공이 됐다.

◇LG전자는 왜 에어컨에 금을 붙였을까?

이 ‘황금 로고’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LG전자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전성기를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유산이다.

2005년 한정판: 에어컨 세계 판매 5년 연속 1위를 기념해 선착순 1만 명에게 순금 로고가 부착된 ‘휘센’ 에어컨을 판매했다.

2008년 한정판: 당시에도 순금 1돈짜리 명판이 부착된 제품 1만 대를 한정 출시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당시 금값은 한 돈에 6~7만 원 선이었으나, 20년이 흐른 지금 금값이 10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에어컨 로고 하나의 가치가 70만 원을 상회하게 된 것이다.

◇“우리 집 에어컨 뜯으러 간다”... 네티즌 탄식과 환호 교차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미 에어컨을 폐기한 소비자들은 “수십만 원을 쓰레기통에 버린 셈”이라며 탄식했고, 구형 모델을 보유한 소비자들은 로고 확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해당 시기에 생산된 휘센 에어컨 모델명을 검색하거나 로고 유무를 묻는 게시글이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휘센 로고가 금은 아니며, 2005년과 2008년에 출시된 ‘순금 로고 한정판’ 모델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