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에서 남성 유튜버가 생방송 중 동료 여성 유튜버에게 흉기 공격을 당한 사건은, 두 사람이 실제 연인처럼 콘텐츠를 제작해온 과정에서 형성된 관계 오해와 감정 충돌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월, 여성 유튜버 A씨가 생방송 중이던 남성 유튜버 B씨에게 흉기를 들고 달려들며 발생했다. B씨는 복부와 팔·손 등에 중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고, 약 8주가량의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수사 결과, 두 사람은 ‘가상부부’ 콘셉트의 콘텐츠를 함께 촬영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신혼여행’ 설정의 영상을 위해 대만을 방문했으나, 촬영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이어지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귀국 후 지인 유튜버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한 시청자가 “B씨는 A씨보다 A씨의 지인과 더 잘 어울린다”라는 댓글을 남기면서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감정적으로 불편함을 느낀 A씨가 자리를 먼저 떠났고, 이를 두고 B씨가 “우리 실제로 사귀는 것도 아닌데 왜 화를 내냐”라고 말한 대목이 결정적인 도화선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집으로 향했던 A씨는 다시 흉기를 들고 현장으로 돌아와 B씨를 공격했다. B씨는 “A씨가 완전히 집에 간 줄 알았는데 시청자들이 가게 아래에 있다고 알려줬다”며 “데리러 나갔더니 갑자기 복부를 찔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사건 직후 자택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후 반성문을 제출하면서 혐의는 특수상해로 변경됐고, 내달 15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B씨의 ‘사귀는 사이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A씨가 자신을 농락한 것으로 받아들여 범행에 이르렀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실제 연인이 아님에도 연인처럼 행동해야 하는 ‘가상 커플’ 콘텐츠가 개인 간 감정 오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