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이로이'의 생방송과 시청자의 예리한 관찰력이 더해져 실종된 40대 남성이 6일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실시간 스트리밍 시대가 낳은 긍정적인 사회 공헌 사례다.

이 사연은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이로이'가 ‘유튜브 생방송 중 실종자를 찾았다’는 제목으로 공개한 영상에 상세히 담겼다. 영상은 "관심은 기적을 만들고 작은 용기는 한 사람의 삶을 바꿉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 “23살 대학생이에요”... 수상한 중년 남성의 혼잣말

사건은 지난 21일 밤 발생했다. 유튜버 A씨는 광주 거리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걷는 중년 남성을 발견하고 그를 따라 인형 뽑기 가게로 들어갔다.

A씨는 남성과 인형을 함께 뽑고 대화를 나눴다. 남성은 자신을 "23살 대학생"이라고 소개하며 이름, 학교, 학과까지 구체적으로 말했지만, A씨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이는 외모와 말투가 의아함을 자아냈다. A씨는 남성에게 음료수를 사주고 귀가를 걱정해 주었으나, 연락처 교환 없이 헤어졌다.

■ 결정적 제보 “실종자 안내 문자 확인하세요”

남성과 헤어진 직후, A씨는 방송 시청자 중 한 명이 남긴 결정적인 댓글을 발견했다. 댓글은 "저 사람 제보할 거 있다"는 문구와 함께 '실종자 안내 문자'를 언급했다.

즉시 실종 경보 문자에 첨부된 링크를 확인한 A씨는 남성의 사진, 이름, 인상착의, 실종 시점 등 상세 정보가 담긴 문자를 보고 자신이 만난 남성이 실종자 김모 씨임을 확신했다.

■ 추적과 경찰 신고... 실종 6일 만의 재회

A씨는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한 뒤 곧바로 남성을 찾아 나섰다. 멀지 않은 곳에서 김씨를 다시 발견한 A씨는 "대화를 더 나누자"고 말을 걸어 시간을 벌려 했으나, 김씨가 거절하고 혼자 걷자 눈에 띄지 않게 뒤를 따르며 경찰에 실시간으로 위치를 공유했다.

얼마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했고, 실종 6일 만에 김씨는 무사히 가족과 재회할 수 있었다.

유튜버 A씨는 평소 실종 경보 문자 알림을 꺼두고 있었다며, "눈썰미 좋은 구독자분의 제보가 없었다면 전혀 몰랐을 일"이라며 공을 시청자에게 돌렸다.

한편, 2021년부터 시행된 실종 경보 문자 제도는 현장 수색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약 100일간 발송된 167건의 문자 중 60건이 시민 제보를 통해 치매 환자 등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