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에도 트렌드가 있다. 베타티타늄 안경테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7.30 02:48 의견 0
 


가끔 ‘내가 요즘 유행에 뒤쳐진 구시대적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때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안경을 고르게 될 때 같다.

나는 ‘안경’이라는 말이 익숙한 세대인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아이웨어(eye wear)’라고 하여 안경 역시 패션 아이템 중 하나라고 여긴다. 마치 목걸이를 걸고 반지를 끼는 것처럼 안경이 더 이상 눈이 나쁜 사람들이 쓰는 보조기구로만 쓰이지는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된 안경은 마치 2019 F/W 패션 트렌드 소개되듯 패션잡지에 떡 하니 ‘요즘 유행하는 안경테’ 라는 섹션이 따로 마련되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래서 요즘 가장 유행하는 ‘핫 아이템 안경테’ 가 무엇이냐고 한다면 ‘베타티타늄’ 소재의 가볍고 다각형 모양을 가진 안경테라고 볼 수 있다. 광택감이 없는 매트한 소재의 세련된 태에 타원 타입의 렌즈는 작년에 이어 올해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점유율에서도 22% 이상의 비율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비율로는 메탈 44%, 메탈과 뿔테의 콤비 31%, 뿔테가 25%로 구성되는 모습이다. 가장 인기가 있는 메탈의 경우 골드 컬러가 가장 인기가 높고 건메탈, 핑크골드, 브라운, 와인 순으로 강세를 띄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색깔 역시 검정이나 브라운 계열 같이 무난한 색이 아닌 금색이나 은색 등 꽤 튀는 색상이 오히려 각광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베타티타늄 소재는 티타늄 소재의 특성상 얇고 가벼운 재질이 특징이다. 사실 안경을 한 번이라고 착용해 본 사람은 다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안경테가 무거우면 콧대가 눌리는 것 같은 불편함을 느끼게 되어 장시간 착용이 어렵다. 그런 면에서 티타늄 소재의 안경테는 가볍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으며 티타늄 소재 특징상 인체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이 없다는 것도 유행에 한 몫을 하게 만드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티타늄 소재는 제작 과정이 까다롭고 가공이 힘들어 일반적인 안경테 가격보다 비싸다는 점이 단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능적인 면을 떠나 한 시대를 풍미할 트렌드가 되기 위해서는 그 나름의 ‘이미지 메이킹’ 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티타늄 안경테의 경우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에서 특히 안경 렌즈는 없이 이런 안경테를 낀 사진이 자주 노출된다. 안경테를 생산한다고 하면 예전에는 생필품 생산 업체처럼 취급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하나의 브랜드로서 안경 디자이너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에게 협찬을 해서 홍보까지 하는 하나의 사업 분야로 자리를 잡은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안경테의 트렌트, 내 기억을 더듬어본다. 나의 아버지가 학교에 다니시던 시절에는 보잉 선글라스라고 부르는 이른바 ‘파일럿 선글라스’ 스타일의 큰 안경알의 꼬리가 쳐진 모양의 안경테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내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큰 사이즈의 검정 굵은 테가 특징인 뿔테가 대 유행을 했었다. 그래서 거리에 나가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안경 끼는 사람들이 검정 뿔테를 쓰는 것 같다는 착각이 느껴질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콧대도 아프고 무게감도 상당해서 착용감도 불편했다. 그런데 마치 추운 엄동설한에도 날씬해 보이려고 얇은 코트를 입는 것처럼 그런 뿔테를 쓰는 것이 꽤 멋스럽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무엇이든 트렌드를 따라가고, 그 트렌드를 앞서 가고 싶어 하는 현대의 소비자들, 그 중에서도 자신을 꾸미는 데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안경은 단지 시력을 보완해주는 수단이 아니라, 나를 꾸밀 수 있는 하나의 소재가 되어가고 있다. 트렌드, 그것을 만들어가는 세대들이 열광하는 물건 안에는 그들의 생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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