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있어 늦었다는 건 없다. 용기가 필요할 뿐”

[레터스 투 줄리엣 Letters To Juliet] 영화평

안지수 기자 승인 2023.11.06 04:51 | 최종 수정 2023.11.30 16:52 의견 0

작가 지망생 소피는 식당 개업을 준비하는 약혼자 빅터와 이탈리아 베로나로 여행을 떠난다. 계속해서 일만 하는 약혼자로 인해 혼자 관광을 하게 된 소피는 ‘줄리엣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그때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고민을 편지로 써서 벽에 붙이는 것을 보게 되고, 그 편지를 수거해 답장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 '줄리엣의 집' 벽에 붙은 편지를 읽는 소피

이들을 돕던 소피는 우연히 벽에서 50년 전 보내진 편지 한 통을 발견하고, 편지 속 안타까운 사연에 답장을 보낸다. 며칠 뒤 소피 앞엔 편지의 주인공 ‘클레어’와 그녀의 손자 ‘찰리’가 나타나는데, 클레어는 소피의 편지에 용기를 내어 50년 전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손자인 찰리는 혹시라도 할머니가 상처를 받을까 이 상황을 못마땅해하지만 결국 함께 동행하기로 한다.

이 상황에 커다란 흥미를 느낀 소피는 그들과 함께 로렌조를 찾기 시작하고 클레어의 이야기를 글로 써내려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찰리와 소피는 서로 이끌리게 되는데...과연 클레어는 50년 전 첫사랑 로렌조와 재회할 수 있을까? 소피와 찰리의 사랑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영화는 북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영화로, 여행지에서의 설렘과 아름다운 풍경을 잘 담고 있다. 실제로 이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안 그래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지로 유명했던 도시 베로나를 더 유명한 관광지로 만들기도 했다.

▲ 소피는 클레어, 찰리와 함께 클레어의 옛사랑을 찾는 여정에 나선다.

영화의 주인공인 소피는 자료수집 일 외에 자신이 쓴 글이 잡지에 실리길 바라지만 정작 상사에게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에게 소홀한 빅터에게 제대로 된 화 한번 내지 못한 채 그와의 관계를 이어나간다. 클레어에게 썼던 편지의 내용처럼, 모든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소피는 자신의 일에는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한다.

심지어 여행도중 찰리가 글을 보여 달라 말하자 소피는 자신이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에 보여 줄 수 없다며 수첩을 감춘다. 그때 찰리가 이런 말을 한다.

“완벽주의란 겁쟁이라는 말과 같아요.”

이 대사는 나의 폐부를 찔렀다. 때때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이 두려워 원하던 일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것이 꿈이든, 직장이든, 사랑이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상상하는 완벽을 추구하지만 실제로 완벽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보통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된다.

실제로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았고 그럴 때마다 꼭 도전했다. 남들과는 다른 열정과 용기가 있어 도전한 게 아니었다. 그저 도전을 하고 나니 내게 용기가 생긴 것뿐이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한번 해보지 뭐.”

이 생각으로 살다보니 내 인생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니 지금의 내가 너무나 미숙하고 볼품없어 보인다 해도, 한번쯤 용기 내어 첫 발을 내디뎌 보자. 그 첫발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많은 걸음을 만들 것이고, 그 발걸음이 쌓여 당신의 길을 만들 것이다.

물론 용기 내어 시도했다가 실패할 수도 있고, 정작 해보니 자신이 원하던 방향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시도를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할 거라면 적어도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

영화 속 클레어는 손자 찰리에게 지금 소피를 쫓아가지 않으면 50년 뒤 자신처럼 옛사랑을 찾게 될 것이라 조언한다. 망설이고 있는 순간에도 시간은 착실히 흐른다는 걸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건 사랑뿐만이 아니라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다.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면 평생 마음속에 미련으로 남아 있을 거예요. 돌아갈 수 있다면?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할 수 있다면? 잘못했던 선택은 잊고 사랑했던 마음만 생각하세요. 사랑에는 늦었단 말은 없어요. 용기를 내세요.”

어쩌면 소피가 클레어에게 썼던 이 편지는 소피가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른다. 이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용기를 내라고.

그렇게 용기를 낸 결과 소피는 사랑과 일을 모두 쟁취하며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사랑이야기지만 다른 의미로는 무슨 일이든 용기를 내야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는 교훈이 담긴 영화이기도 하다.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책을 읽은 것 같은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을 당신에게 추천한다.

▲ 로렌조와 재회한 클레어. 실제 두 배우는 옛 영화 촬영 때 만나 사랑하다 헤어진 후 다시 인연을 이은 관계여서 영화 외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안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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